Rain as Design

디자인으로서의 비

비는 잠깐이지만, 그 무늬는 오래도록 남는다. 빗방울은 포장도로를 때리고, 물웅덩이에 모이고, 유리창을 따라 길을 만들고, 밖으로 퍼져 나가다가 사라진다. 도시는 움직이는 캔버스가 되어, 같은 순간에 그려지고 지워진다.

도쿄에서는 비가 네온을 수채화처럼 부드럽게 물들입니다. 횡단보도에는 우산이 꽃잎처럼 흩날립니다. 뉴욕에서는 보도가 반짝이고 지하철 쇠살대가 습한 공기를 가르며 수증기를 뿜어냅니다. 폭풍이 불 때마다 도시는 잠시 모습을 바꾸다가 사라집니다.

이치니치 스튜디오에서 비는 영원함을 거부하는 디자인의 영감이 됩니다. 미니멀하고 덧없지만, 그 인상은 잊히지 않습니다. 물 속에서 넓어지는 원, 창문에 맺힌 물방울의 줄무늬, 젖은 콘크리트의 윤기, 이 모든 것이 리듬감과 고요한 아름다움을 담고 있습니다.

비는 모든 디자인이 영원할 필요는 없다는 사실을 일깨워줍니다. 때로는 가장 강렬한 순간들이 사라져 기억만 남을 때가 있습니다.